- 리뷰 추억에서 돌아온 레트로 음료 3대장 인파가 가득한 지하철에 서 있는다. 서있다고 불편하지도, 다리가 아프지도 않다. 하지만 자리에 앉은 초딩은 내게 자리를 양보한다. 자리에 앉은 남자는 ‘나 아저씨 아닌데…’라며 헛기침을 한다. 함께 지하철에 탔던 친구는 외친다. 그는 엄마도 인정한 마성의 노안. 마시즘이다. 요즘 복고가 유행이라며 내 얼굴이 복고야…‘애늙은이’라는 별명을 명찰처럼 달았던 때가 있다. 엄마는 내게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그 얼굴이 똑같을 거라며 이득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렇게 ‘애’자만 떨어지고 ‘늙은이’가 별명으로 남았다지… 위로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물건도 사람도 ‘레트로(복고)’가 대세이기 때문이다. 노래도 옛날 노래가 좋고, 패션도 구제가 대세다. 그렇다. 연식에 비해 얼굴이 빈티지인 내가 당당해질 수 있는 시대가 .. 더보기
- 리뷰 자일리톨워터, 씹지말고 마시세요 환자가 가득한 병실을 가로지른다. 간호사와 말하지도, 의사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오직 하나. 치과 진료를 끝내고 마실 새로운 음료수뿐이다. 입을 벌리고 받는 일종의 심판. 의사 선생님은 스케일링 기계를 돌리며 중얼거린다.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나는 대답한다. “우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나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물이 여기 있네 사람이 살면서 나쁜 짓만 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니다. 죄만큼 흉악한 것이 치아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죄를 지으면 경찰서, 법원, 교도소를 전전해야 한다. 하지만 치과는 즉결처분이다. ‘치이잉’ 이와 잇몸을 샅샅이 긁어내는 형벌에 “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륵. 참회의 .. 더보기
리뷰
타이거즈는 어떻게 음료가 되었나
인파가 가득한 야구 경기장을 홀로 걷는다. 응원봉을 들지도, 노래를 부르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승리 후에 마실 음료뿐이다. 그는 경기장 뒤편 편의점을 들락 거린다. 치맥을 사 오던 응원단장은 소리 내어 외친다.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음료신상털이…가 아닌 직관 필패 요정 마시즘이다! 쫓아내! 진정한 맥주는 야구장이 아니겠습니까? 맥주를 사준다고 해서 쫓아간 야구장에서 나는 한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기아 타이거즈. 숨 쉴 틈도 허용하지 않는 투수들과 불자동차 같은 타자들로 구성된 최강팀.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압도적으로 이겨버린 그 팀에 반한 것이다. 나는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곤 했다. “진다는 것은 무슨 기분일까? 궁금해” 건방짐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신께서 내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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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으로부터 세상을 구할 강한 음료수 DC가 또다시 DC 하고 말았다.기다리고 기다리던 ‘저스티스 리그’를 봤다.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이걸 왜 기다렸는가’ 후회하긴 했지만 그래도 스텝롤부터 쿠키영상까지 보고야 말았다. 영화가 주는 교훈은 이렇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을 하지 않은 덕분에 이렇게 생긴 영화를 보며 수명을 흥청망청할 수 있구나. 요즘의 히어로 영화들은 끊임없이 경고를 날린다. 감당하기 힘든 적이 온다면 너희는 어떡할 것이냐고. 물론 여러 가지 선택이 있겠지만 적어도 저스티스 리그는 아닌 것 같다. 음료수 한 잔이면 간단할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 마시즘은 외계인이 와도 세상을 구할 강한 음료수를 소개한다. 그동안 호불호 음료수, 이색 음료수를 소개했지만 음료 수계의 자경단은 루트비어의 차지다. 이름은 반절은 맞고, 반절은 틀린.. 더보기
- 자판기커피 연가(戀歌) 대학생이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느 단대의 자판기커피가 가장 맛있을까?”였다. 수업은 자체휴강을 했어도 자판기 찾기는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덕분에 졸업을 할 때까지 마시러 간 단골 커피자판기가 생겼다. 요즘처럼 입김을 내뿜으며 출근을 할 때면 자판기커피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아직 푸른 아침을 밝히는 빨간색 불빛의 ’96’이라는 숫자는 두근거리는 나의 마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계를 본다. 8시 30분. 아직 여유가 있으니 주머니를 뒤져본다. 200원. 200원은 있겠지 설마.# 최초의 커피자판기는 언제 생겼을까? 다방과 스타벅스 사이. 커피자판기의 시대가 있었다. 최초의 커피자판기는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 샤프사의 자판기를 400대 구입한 것이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지하.. 더보기
- 라면 국물의 모든 것 인파가 가득한 도시를 혼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도착한 곳은 편의점. 음료수 코너… 여야 하는데 라면 코너다. 엄마보다 자주 만나는 편의점 알바는 외친다. “이제 마시는 것은 그만둔 건가요?” “아니요. 국물 마시려고요”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이것은 라면과 음료의 전쟁이다 마실 수 있음에도 다루지 않은 것이 있다. 이를테면 ‘라면 국물’이 그랬다. 그것은 ‘라면 칼럼니스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라면만 다룰 뿐 음료를 쓰는 일이 없었다.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 훈훈한 날들이었다. 하지만 다 옛날 일이 되었다. 라면을 만드는 팔킨(PALKIN)에서 ‘라면티백’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라면회사의 음료 진출이.. 더보기